2018년도 국가직 9급 시험은 예년 시험에 비해 독해의 비중이 높아진 특징을 보인다. 지식형 문제(문법+어휘)가 11문제, 수능형 문제(독해+문학)이 9문제가 출제되었던 작년과는 달리, 지식형 문제가 8문제, 그리고 수능형 문제가 12문제가 출제된 것이다. 이중 7문항이 독해에서 출제됨에 따라, 독해 문제에 대한 대비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수험생들은 시간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국어 문법과 규범은 음운론, 형태론, 의미론 등에서 고루 출제되었다. 형태론 및 띄어쓰기를 비롯한 지식 영역은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반면, 의미론은 예시가 생략된 이론이 나와 학생들이 다소 어려움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고전 문법의 경우, 작년에는 수험생들에게 매우 익숙한 훈민정음 제자 원리가 출제된 반면, 올해에는 〈용비어천가〉의 문법이 출제되어 다소 난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어휘와 한자에서는 한자만 2문항이 출제되어, 여전히 한자 학습이 고득점을 위해 필수적인 영역이라는 점을 증명하였다.
총 5문항이 출제된 문학 영역은 현대 시, 현대 소설, 고전 시가, 고전 산문(소설)이 고루 출제되었다. 예년에 비해 출제율이 다소 높아졌으나 평소 많이 접해 봤던 지문들이 출제되어 무난하게 풀이를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고전했을 부분은 각 문항의 난도가 아니라 시간의 배분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국가직 시험지는 3쪽의 분량을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수험생들은 상대적으로 다소 긴 지문에 익숙지 않았을 것이다. 올해 시험은 4쪽 분량, 총 7개의 독해 문제가 출제됨에 따라, 고득점의 관건은 시간 안배를 전략적으로 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즉 중간 정도의 길이를 가진 독해 지문을 평소에 충분히 풀어, 시간을 단축하는 연습을 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것은, 지방직이나 서울시를 비롯한 앞으로의 시험이 반드시 이번 시험의 경향과 일치하리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앞서 치러진 서울시 7급과 9급 추가 채용의 경우, 철저히 지식형 문제 위주로 나왔다. 그러므로 절대로 지식 국어, 특히 문법의 학습량을 줄여서는 안 된다. 지방직과 서울시 등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문법, 문학, 어휘 등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다져가는 것이 여전히 필요하다. 또한 독해가 약한 학생들은 이에 대한 대비를 추가하여 시험을 준비할 것을 권한다. 독해는 단기간에 실력을 올리는 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중간 정도 길이의 지문을 꾸준히 읽어가면서 훈련을 하는 것만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다. 선재국어 이론과 문제 풀이의 모든 수업에서 제공되는 〈독해야 산다〉 등의 연습 지문으로, 이제부터 꾸준히 독해력 향상에 좀더 힘쓰기를 권한다.
1. 출제 결과 (평가 유형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2. 최근 치렀던 국가직 9급 국어 문제 중 가장 어려웠습니다.
작년 국가직 9급 국어 문제가 대체로 쉬웠던 반면 올해는 문제가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비문학 독해, 문학의 이해, 한자의 지식, 고전 문법 등에서 어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비문학과 문학의 지문이 길어서 읽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20분 전후의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봅니다.
전체적으로는 골고루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비문학, 문학, 어문 규정, 문법, 한자 등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다만, 2017년 국가직(상반기, 하반기) 9급 시험에서는 문학이 가장 많이 출제된 것과 달리 이번 시험에서는 비문학이 가장 많이 출제되었습니다. 유형과 난도가 2016 국가직 시험과 유사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작년 기출문제만이 아니라 2년 전 문제들까지도 유형을 꿰뚫고 있어야 하며 어려운 시험에 늘 준비해야 합니다.
체감 난도와 실질 난도가 높았기 때문에 평소에 90점 이상 나오던 수험생들이 대체로 70점대로 20점 이상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직렬에 따라 다르지만 합격을 위해서는 최소 75점 이상은 나와야 하고, 85점 이상이면 최상위권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시간이 실력이다!
2017년 국가직 9급에서 박스형 문제가 12문제 출제되었던 것과 달리 올해 시험에서는 16문제나 출제되었기 때문에 지문을 읽고 푸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어에서 20분 이상이 걸리면 다른 과목에도 치명적인 시간 누수가 발생하므로 연쇄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국어 과목이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 수험생들이 가장 먼저 푸는 과목이고, 고득점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지문이 길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국어 시간에 대한 전략을 잘 짜는 것이 합격의 첫 관문이 됩니다.
비문학 문제가 6문제 출제되었습니다. 비문학 지문의 길이가 늘고 독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앞으로의 추세입니다. 올해는 비문학 순서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지만, 주제, 일치, 추론, 오류, 설명 방식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에 적합한 사실적 이해 문제가 많았고, 추론형 문제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지문에 대한 독해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비문학 독해는 시간 조절 능력과 관련되기 때문에 꾸준히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공부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주제, 일치, 제목, 추론, 순서, 논지 전개 방식, 토론 등 다양한 문제가 출제될 것입니다.
4. 지식이 아니라 이해와 논리가 중요하다!
이번 시험을 계기로 공무원 국어 시험의 경향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암기 위주의 지식 확인 문제보다 사고력, 논리력, 추론 능력 등 독해 능력을 검증하는 21세기형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었습니다. 지문을 빨리 읽고,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이 선행되어야 하고, 다양한 비문학 문제들을 통해 논리적으로 문장을 읽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500자 이내의 단문 독해를 바탕으로 하되, 1000자가 넘는 장문 독해도 매일, 매주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EBS 등 수능식 지문을 보는 것보다는 기존 공무원 시험 중 법원직, 국회직, 7급 시험 지문과 문제들을 자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보기> 형태를 활용하는 수능 문제는 공무원 유형과는 다소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새 지문’이 아니라 ‘기존 지문’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5. 문학 역시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가 많았습니다.
현대시와 현대 소설 등 현대 문학에서 2문제가 출제되었고, 한시와 시조, 고전 소설 등 고전 문학 3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식 중심의 문학이 아니라 감상과 분석 위주의 문학 문제가 많았습니다. 본디 국가직은 서울시와 달리 지식 문학이 거의 출제되지 않지만 올해 시험은 특히 감상, 이해, 분석이 필요한 문제들이었습니다. 정확한 문학 문제 풀이를 위해서는 문학 작품을 잘 감상하고 선택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단편적으로 암기하는 ‘무엇’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감상하는 ‘어떻게’가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7년 국가직 9급에 정희성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라는 1970년대 시가 나왔고, 올해 시험에 곽재구의 <사평역에서>라는 1980년대 시가 출제되었기 때문에 문학사적으로 유명한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최근의 시도 읽고 감상할 수 있어야 하며, 소설의 시점이나 서술의 특징, 문학 작품의 함축적인 내용도 파악해야 한다. 문학의 범위가 넓고 작품이 방대하지만 다양한 작품과 함께 감상을 위한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이번에 제시된 문학 작품이 대체로 EBS에 수록된 작품이므로 6차, 7차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개정 교육과정의 작품들을 두루 공부해 두어야 합니다.
6. 고난도 문제가 7문제나 있습니다.
7번(현대소설의 이해), 8번(적절한 한자어), 9번(한자의 표기), 15번(비문학 추론), 16번(반의 관계 어휘), 17번(용비어천가 문법), 18번(비문학 일치) 문제 등에서 학생들이 당황했을 수 있습니다. 한자 공부의 필요성을 새삼 느꼈을 것이며, 비문학 독해, 문학의 이해, 고전 문법 등도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한다고 깨달았을 것입니다. 보통 고난도 문제가 5문제 정도인데 비해 이번 시험은 7문제나 고난도로 예상됩니다. 어려운 문제가 있더라도 문제 내의 다른 선지들과 관계를 파악해 보면 정답을 도출할 수 있으므로 선택지에 대한 감(感)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7. 전체적으로 골고루 출제되었으나 올해 나오지 않은 영역이 있어서 내년에 출제될 유형이 있습니다.
2017년 문제와 중복되는 유형인 비문학, 현대시, 현대소설, 고전소설, 한자, 띄어쓰기, 단어 간의 관계, 고전 문법 등이 다시 출제되었습니다. 또한 2017년에 나오지 않아서 2018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던 음운의 변동, 로마자 표기법, 조사와 어미, 오류, 비문학 추론 등이 출제되었습니다.
반면, 품사, 형태소와 단어, 언어 예절, 복수 표준어, 외래어 표기법, 문장 부호, 어법, 비문학 순서, 고유어, 속담, 한자 성어, 가사 등이 출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시험에는 전 영역을 다양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8.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우선, 전체적으로 어렵게 출제되었으니 실망하지 마십시오. 분명히 다음 시험에는 기회가 또 올 겁니다. 시험을 잘 본 학생들에게는 큰 칭찬을, 시험을 잘 못 본 학생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보냅니다. 지금 낙담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다음 기회에 더 귀하게 쓰기 위해 시련을 주는 것일 겁니다. 반성은 하되, 좌절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매우 귀하고 귀한 분들이니 스스로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어떤 결과이든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최선을 다했고, 주어진 결과를 통해 다음 시험을 대비해야 합니다. 슬퍼하고 속상해하기보다는 냉정하게 현 실력을 직시하고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합니다. 시험을 ‘못 본 것’이 아니라 ‘아직 모자란 것’입니다. 앞으로 발전할 자신을 믿고, 지방직, 서울시 등 시험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흔들림 없이 전진합시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봄은 오기 마련입니다. 자연의 봄은 그냥 오지만 인생의 봄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지금은 조금 더 준비하고 침묵할 때입니다. 찬란하고 따뜻한 봄이 여러분 인생에 임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저 또한 간절하고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도와주고 응원하겠습니다. 능력의 부족은 있어도 열정의 부족은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수험생 여러분! 지난 1년 정말 애 많이 쓰셨고, 누구에게나 불안하고 어려운 시험이지만 굳세게 잘 이겨 내셨습니다.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르신 여러분 모두 위대한 승리자이십니다. 미래를 다시 준비합시다.